우비를 입고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는 남성. /서울경찰 유튜브

자전거를 훔친 뒤 옷을 갈아입고 나와 범인이 아닌 척 시치미 떼던 남성이 경찰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28일 서울 경찰 유튜브에 ‘옷만 2번 갈아 입은 도둑의 패션쇼 그래도 경찰 눈엔 다 보여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달 13일 서울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영상을 보면, 흰색 반소매 티에 반바지를 입은 남성은 주차장에 세워둔 전기자전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자전거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주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화창한 날씨에 갑자기 우비를 꺼내 입고선 자전거를 훔쳐 달아났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전거 주인의 휴대전화에서 부재중 전화를 발견했다. 경찰은 ‘설마 자전거를 훔친 도둑이 직접 전화를 걸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걸려온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흰색 반소매티를 입고 자전거를 살펴보는 남성(위), 자전거를 훔치기 전 우비를 입는 남성(가운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 검정 외투를 입고 등장한 남성(아래)/ 서울경찰유튜브

전화는 한 남성이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이 자전거의 행방에 대해 묻자 뭔가 숨기는 눈치였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기로 결정했다.

이어 남성은 검정 외투를 입은 채 경찰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CCTV 영상 속 범인이 아닌 척 시치미를 뗐다. 그러나 외투 아래로 범행 당시 입고 있던 흰옷이 삐져나왔고, 이를 발견한 경찰은 남성을 결국 현장에서 체포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찰의 눈썰미를 피해갈 수 없다” “예리한 촉 대단하다” “경찰 앞에서 거짓말을 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