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상대 폭력 행사. /일러스트=정다운

지난 30일 ‘강남 모녀 살인 사건’은 지난달 6일 서울의 한 의대생 최모(25)씨가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찔러 살해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이 이젠 ‘교제 살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범행 빈도도 높아지고 수법도 잔혹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엔 경기 화성에서 김레아(26)가 연인과 그 모친에게 흉기를 휘둘러 연인을 살해하고 모친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교제 폭력 검거 피의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20년 8951명이었던 수치가 2023년 1만3939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도 젊은 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자료를 보면 2022년 9월 기준 교제 폭력 피의자 연령대는 20대가 3631명(36.8%)으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2526명(25.6%)이었다. 40대와 50대도 각각 1768명(17.9%), 1207명(12.2%)이었다. 60대도 404명(4.1%)이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요즘은 과거에 비해 연인 사이에서 ‘헤어지자’ ‘그만 만나자’ 같은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데이트 폭력, 교제 살인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교수는 데이트 폭력, 교제 살인이 청년·중년·노년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광범위한 범죄임을 지적하며 “데이트 폭력 등에 대한 처벌을 법을 보완해서라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경찰이 ‘두 성인 간의 사적인 다툼’ 정도로 치부하는 관행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녀 성평등 교육을 통해 상대의 의사를 이성적으로 존중하는 훈련을 어린 시절부터 해야 한다는 여성계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