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에서 출산장려를 위해 열린 '케겔운동' 행사./에펨코리아

서울시의원이 저출산 대책으로 괄약근에 힘을 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내놔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시 출생 장려 댄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현장을 직접 목격한 작성자 A씨는 “아기 병원 가는 길에 웃겨서 찍어봤다”며 “출생 장려 댄스인데 출산과 꽤나 멀어지신 분들만 추고 있는 게 유머”라고 적었다.

사진 속에는 ‘재미있고 신나게 따라 해요!! 쪼이고! 쪼이고! 서울시 시민건강 출생 장려 국민댄조(댄스+체조) 한마당’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돌담길 앞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두 손을 들고 ‘댄조’를 추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이들은 “출산 장려인데 노인들만 있네. 현재 대한민국의 모순을 잘 설명해주는 듯” “이 정책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거냐” “예산을 이런 데나 쓰니 저출생 극복 예산만 엄청 쓰고 효과가 없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민 댄조’는 지난 3월 서울 동작구에서 열린 ‘으랏차차 출생 장려 국민댄조 서울시 캠페인’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행사에 참석한 김용호 서울시 의원(국민의힘)은 괄약근에 힘을 조이는 ‘케겔 운동’과 체조를 이용해 민간 차원에서 저출생을 극복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자궁이 건강하고 몸도 건강하고 마음도 건강해지다 보면 출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며 “결혼 후 아기를 가질 때 더 쉽게 임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은 작년 11월 20일 서울시 본회의에서도 이 운동을 소개하며 직접 시연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같이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항문을) 조이고! 같이 조이고 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