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세 차례 성관계해 상대를 감염시킨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와 뉴스1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장찬)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 씨(28)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헤르페스 2형 등 성 접촉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 3종류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고도 2022년 4월 피해자 A씨를 만나 안전조치 없이 세 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조씨와 마지막 성관계를 한 다음날 이상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조씨와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조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치료 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은데다 완치가 불가능하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조씨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술을 마신 상태에서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이른 점 등이 참작돼 감형됐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한 데다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피해자가 성관계 이전에는 같은 질환으로 진료받은 적이 없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조씨로 인해 A씨가 성병에 걸렸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현재 조씨 측은 A씨를 위해 1000만원을 현금 공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 측은 수령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조씨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