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개시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12일 “6·25전쟁 시기 북한 인민군 등에게 충남 논산 병촌성결교회 교인 54명이 학살된 진실이 규명됐다”며 “북한 정권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22년 5월부터 6·25전쟁 시기 북한군 등에 의한 개신교·천주교·불교·천도교·원불교 등 종교인 학살 사건을 조사 중이다.

진실화해위는 병촌성결교회 교인 54명이 1950년 7~9월 북한 인민군과 빨치산, 좌익 세력 등에게 학살됐다고 판단했다. 51명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이후 국군·유엔군이 빠르게 북상하고, 인민군이 황급히 퇴각하던 시기에 집중적으로 희생됐다. 여성 30명, 남성 24명이었고 절반 넘는 29명은 미성년자였다. 진실화해위는 “희생자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익 인사와 같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인민군 등은 교인들을 농기구와 망치, 절구공이 등으로 잔혹하게 구타한 뒤 구덩이에 묻어 몰살시킨 것으로도 나타났다. 희생자들이 집에서 예배 중일 때 난입해 죽창으로 찔러 살해하기도 했다. 1950년 9월 27일 하루에만 일가족 11명이 학살됐고 이 중엔 만 13개월 유아도 있었다. 진실화해위는 “정부는 북한 정권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할 것을 권고한다”며 “후손 등에 대한 피해 회복과 추모 사업 지원도 해야 한다”고 했다.

병촌성결교회 교인들에 대한 이번 진실화해위 결정은 지난 4월 전북 군산 신관교회, 김제 만경교회 등(104명), 충남 당진 합덕성당 등(20명)에 이어 세 번째로 공식 규명된 ‘적대 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