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혐의에서 음주운전 혐의가 빠진 것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술 마시고 운전하다 일 생기면 도망가라고 권하는 것이냐” 같은 반응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김호중을 구속기소했다.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김씨는 사고를 낸 직후 도주했다가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지만, 법정 음주 기준(0.03%) 미만이었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음주 수치를 역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31%로 추산했으나, 검찰은 이 수치가 법정에서 증거로 쓰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음주운전 혐의는 최종적으로 뺐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 사고를 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 술이 깬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계산법이다.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 도수, 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 등을 토대로 계산한다.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역추산을 위한 ‘최초 농도’ 수치가 있어야 한다. 김호중의 경우 사고를 내자마자 도주해 이 수치를 측정하지 못하면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방송인 이창명씨도 2016년 4월 교통사고를 낸 지 20시간여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술 주문 내역이 적힌 음식점 계산서와 대리운전 업체와의 통화 내역, 사고 당시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근거로 이씨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봤지만, 결국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음주운전 사고후에 도주까지 했는데도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 못한다니 개탄할 일” “음주 사고나면 일단 도망가라 그럼 술 마신 건 처벌 안 한단다” “음주 운전자들에게 아주 모범답안을 알려줬다” 같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