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2일 오전 6시 45분쯤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운전자 A(82)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3명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작년 11월 과속 주행에 신호까지 어겨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가 선처를 호소했다.

19일 춘천지법 형사1부(재판장 심현근) 심리로 A(82)씨의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작년 11월 22일 오전 6시 45분쯤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 2명과 70대 여성 1명을 들이받았다. 피해자들은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당시 신호등은 파란불의 보행자 신호였으며, A씨는 제한속도 시속 60㎞ 도로에서 시속 97㎞로 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순간이 찍힌 CCTV 영상에는 A씨의 승용차가 빠르게 직진하며 피해자 3명을 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고가 났는데도 제동의 흔적은 없었다. 피해자들은 강한 충격에 그대로 30여m를 튕겨 나갔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A씨는 경찰에 “신호와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몰던 차량. /뉴스1

검찰은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금고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과속 신호위반으로 무고한 피해자 3명이 사망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끼쳤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 3명 중 1명의 유가족과 합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피해자 유족은 법정에서 “합의 의사가 전혀 없다”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을 계기로 피고인이 고령 운전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다시는 운전대를 잡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어 재범 우려가 없다”며 “피해자 2명의 유족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A씨 역시 “고인들과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남은 피해자 유족들과도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1심은 A씨가 초범이고, 고령이며 건강이 좋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금고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23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