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부지법./뉴스1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의과대학 소속 남학생이 교제했던 여성들의 나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이 남학생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서울의 모 사립대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24)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얼굴이 나온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여자친구가 A씨 휴대전화에서 다른 여성들의 나체 사진이 있는 것을 발견한 후 피해자 중 한 명이 이를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현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서울 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 휴대 전화에는 100여장이 넘는 여성들의 사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A씨가 과거 교제했던 여자친구, 데이팅앱 등을 통해 만난 여성들이었다. 일부는 자살충동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13일 서울 북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판사는 A씨에게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그는 범행을 시인하며 촬영했던 사진들은 모두 폐기했다고 말했다.

A씨는 법정에서 “(당시 일로) 휴학을 하는 게 (나한테도) 시간적으로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해였던 상황”이라며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을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피해자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