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발생한 화재로 불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이파크 아파트의 모습. 소방관이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이파크 아파트 화재 원인으로 에어컨 용접 불꽃이 지목되는 가운데, 용접 작업을 한 50대 기사는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 소속 직원인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전문인 배상 책임 보험’을 통해 피해 아파트 7가구에 대해 배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보험 배상 한도가 10억원이지만 추가 피해까지 모두 배상하겠다”고 했다. 먼저 아파트가 가입한 화재 보험으로 돈을 지급한 뒤 화재 책임이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측에 구상금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아이파크아파트 측은 밝혔다.

현재 아파트 측 보험사와 입주민들이 선임한 손해사정사 2명이 피해 금액을 산정 중이라고 한다. 맨손으로 불을 끄려다가 양손과 왼발에 심한 화상을 입은 에어컨 기사의 치료비도 모두 삼성전자서비스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선 “수리비를 아끼려고 영세 업체를 고용해 이런 일을 당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는 말이 나왔다.

서울경찰청과 소방 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가스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이날 오전 아이파크아파트 화재 현장 10층에서 16층까지 살펴보며 화재 원인을 조사했다. 합동 감식반은 “에어컨 작업 과정 중 실외기 옆에 놓인 비닐봉지에 불이 붙었다”는 에어컨 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 원인을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서울 역삼동·목동에서 잇따라 발생한 아파트 화재를 두고 소방청은 “2019~2023년 아파트 화재가 가장 자주 발생한 계절이 여름”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기간 여름철(6~8월) 화재가 4018건(28.5%)으로 3555건(25.2%)인 겨울철(12~2월)보다 많았다. 소방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계절용 기기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 실외기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주변에 가연물을 놔두지 않고, 이물질이 발화 물질로 작용하지 않도록 청소하는 등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