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쯤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운구차가 도착했다. 이 운구차엔 경기 화성 일차전지 화재로 숨진 희생자의 시신이 실렸다. 오후 1시까지 총 운구차 22대가 쉴 틈 없이 국과수 앞에 도착했다.

국과수는 이날부터 화성 화재의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23구의 시신이 수습됐는데, 훼손 상태가 심각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23명 중 2명의 신원만 확인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국과수에 부검과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해 신원 확인을 진행할 방침이다. 오늘 오전 11시 52분에 마지막으로 수습된 시신도 추후 국과수에 인계 될 예정이다.

19번 불상자 운구차가 부검을 위해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장윤 기자

이번 화재의 사망자들 대부분이 시신 및 옷가지 등이 다 타버려 외형 등으로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신을 구별하기 어려워 현장 수습 작업을 진행한 소방당국에선 ‘1번’ ‘2번’ ‘3번’ 등 시신이 발견된 순서대로 사망자 번호를 매겼다. 경기 화성의 장례식 업주들은 “이렇게까지 시신 훼손이 심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안타까워 했다. 유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화성 지역의 장례식장과 화재 현장에서 가족의 시신이나마 볼 수 있을까 돌아다니기도 한다

시신이 참혹하게 훼손돼 소방당국과 등은 유족들이 시신을 보지 못하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21번 시신을 운송한 기사 50대 이모 씨는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해 바디백에 넣은 후 운구업체 직원들에게 넘겨줬다”며 “우리는 바디백 위에 흰 천을 덮은 후 바디백을 운구차에 실었다”고 했다. 이씨는 “유족 중 시신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 걸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있다”면서 “시체가 참혹하게 손상됐기 때문에 소방 측과 우리는 유족들이 시신을 보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운구업체 직원들에 따르면 시신은 연구소에 도착한 순서대로 네다섯 구씩 함께 부검됐다고 한다. 부검은 오늘 오후 5시쯤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국과수 부검으로 신원이 파악되면 희생자들 빈소도 차려질 전망이다.

부검을 마친 운구차가 서울과학수사연구소를 나서고 있다./장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