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뉴시스

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22명이 숨진 가운데, 리튬이 탈 때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백승주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24일 YTN ‘뉴스ON’에 출연해 “리튬은 가장 가벼운 금속이고 반응성이 높다”며 “자체만으로도 피부에 독성을 일으키고 눈에 피해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화재 현장에서 피어오른 연기를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하늘로 치솟은 검은 연기는 화학물질에 고분자물질 등 다양한 물질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고열이기 때문에 높게 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냉각되게 되면 주변에 낮게 퍼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인근 주민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근처에 접근해서 오염되신 분들은 피부와 안구를 세척하고, 옷 같은 경우는 버려야 한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해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튬은 소방 당국의 구조 작업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도 꼽힌다. 불이 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되어 있었다. 이러한 배터리 화재는 소방수를 분사하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쉽사리 불이 꺼지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내부에서는 수백도의 열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불꽃이 일어날 수 있다. 또 불이 나면 다량의 불산 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진화 인력의 화재 현장 진입도 어렵게 만든다.

실제로 공장 화재는 3동 2층에서 배터리 1개에 불이 붙으면서 급속도로 확산했다. 화재 초기 대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으며 폭발도 연달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배터리가 쌓여 있는 곳의 화재는 수류탄 창고에서 수류탄 하나가 터졌을 때의 상황”이라며 “화재 시 피난하는 사람은 40도 이상이 되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60도 이상이 되면 자력으로 피난을 중단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천장이 내려앉을 정도라면 12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고, 복사열도 500도 이상은 된다”며 “초기에는 대피했지만, 배터리 폭발이 문어발처럼 퍼져나가면서 고온에 도달했기 때문에 자력으로 이동을 중단하고,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4일 오전 10시 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불이 나 근로자 22명이 숨졌다. 이들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 사망자들 대부분 시신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아 빈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