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임플란트 시술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 60대 A씨는 ‘추가 부담 및 개수 제한 없이 임플란트 개당 38만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치과에서 상담받았다. 상담에서 무려 10개의 임플란트를 권유받은 A씨는 3개만 임플란트 식립을 하기로 했다. 뼈이식 비용을 포함해 244만원을 선납했다. 발치 및 1차 수술 후 A씨는 다른 치과에서 “아래턱 치아는 뼈이식이 필요 없다”는 소견을 들었던 것을 토대로 진료 중단 및 환급을 요구했다. 그런데, 위약금 40%를 공제한 70만원만 환불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65세 이후 노년기 의료비 지출 1위는 틀니와 임플란트다. 하지만 임플란트 시술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환급금을 둘러싼 분쟁도 급증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접수된 치과 임플란트 시술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79건으로, 매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구제 신청은 2021년 41건, 2022년 60건, 작년 78건 등 3년 새 90.2%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66건‧36.9%)가 가장 많았고, 70대(47건‧26.3%), 50대(36건‧20.0%), 40대(22건‧12.3%) 순이었다.

주요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시술 부작용(114건‧63.7%)’이었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 유형은 교합 이상 39건(21.8%), 임플란트 탈락 27건(15.0%), 임플란트 주위 염증 발생 25건(14.0%), 신경 손상 16건(9.0%) 순이었다.

50대 여성 B씨는 2013년 좌측 상악 어금니 불편감으로 치과에서 해당 치아 발치 후 이듬해 임플란트 시술을 완료했다. 이후 임플란트 부위 통증이 지속되다가 보철물이 흔들리는 증상까지 발생했다. 2021년 결국 ‘임플란트 주위염’ 진단을 받고 임플란트를 제거했다.

두 번이나 시술을 받았음에도 또 다른 보철물을 제작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80대 남성 C씨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좌측 상악 큰 어금니 2개에 대한 임플란트 시술을 받았다. 이후 보철물이 반복 탈락해 재부착 및 보철물 재제작 치료를 받았다. 그럼에도 교합이 맞지 않아 다른 치과를 찾은 C씨는 “보철물 재제작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임플란트 선납치료비 환급 분쟁도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35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치료 전 시술비 전액을 선납한 후 치료 중단 및 환불 요구 시 이미 시행한 검사 및 임시치아 제작 비용 등을 과도하게 공제해 실질적으로 환불받을 금액은 거의 없는 사례가 많았다. 그밖에 시술비 할인 광고를 보고 상담을 받았으나 뼈 이식 및 보철물 종류에 따른 추가 시술비를 요구하거나, 치료 전 치과의사의 구강 상태 점검 없이 보조 인력이 치료를 계획하고 상담한 데 대한 피해사례도 확인됐다.

시술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가 75건(41.9%)으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건강보험 평균 임플란트 금액 121만원과 비교해 낮은 금액대의 임플란트 시술에서 부작용 및 환급 관련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고 했다.

소비자원은 관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임플란트 시술 계약 전 과도한 이벤트 할인 및 시술비 전액 선납을 요구하는 의료기관은 주의하고 ▲잇몸뼈 및 구강 상태에 대해 치과의사와 직접 상담하고 시술을 계획하며 ▲임플란트 치아에는 신경이 없어 합병증의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