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뒷모습. 기사와 관련 없음./뉴스1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 얼굴에 있는 벌레 물린 자국을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서 아동학대 신고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레 물림으로 학부모가 저를 학대로 신고하겠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치원 교사 3년 차인 A씨에 따르면 최근 한 아이가 집에서 얼굴이 벌레에 물려 딱지가 생길 것 같은 상태로 등원한 것을 확인해 이후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 손을 씻겼다. 등원 당시 해당 아이 어머니는 따로 아이 얼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원할 때 발생했다. 어머니가 아이를 데려가는 와중에, 아이가 얼굴에 있는 벌레 물린 자국을 건드리며 만진 것이다. 그러자 어머니가 “우리 애, 진드기 물린 자국 신경 안 쓰셨냐”고 물었고, A씨는 “등원 시 살짝 빨간 자국을 확인했고, 혹여나 아이가 그 부위를 만질까봐 주기적으로 손을 씻겼다”고 했다.

이에 어머니는 원장을 불러 “A씨 교사 박탈시켜야 한다. CCTV 확인해라. 우리 애 신경 안 쓴 것 같은데 신경 안 쓰는 모습 보이면 학대로 신고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A씨는 사과와 함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나누자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원장님과 원감님 덕에 상황은 넘겼지만, 결국 그 어머니는 저로 인해 유치원을 그만둔다고 말했다”며 “이때 분위기가 정말 정적이 흐르고 싸해졌다.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 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라고 적었다.

A씨 글과 같이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저도 모기 물림 때문에 전화로 욕 들어봤다”며 “진짜 뭐라고 해야 할 지 머리가 안 돌아간다. 현실적으로 그걸 어떻게 하나”라며 공감했다. 작년 9월에도 어린이집에서 모기 때문에 학부모 민원을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나도 아이 엄마인데, 제발 그러지 좀 맙시다” “모기 물리는 걸 왜 선생님한테 따지지” “대신 사과드리고 싶을 정도다. 선생님도 누군가의 귀한 따님인데 가슴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작년 7월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이 발표한 교권침해 접수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1만 1628건이 접수됐다. 교권침해는 학부모에 의한 사례(8344건)가 학생에 의한 사례(3284건)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학부모의 교권침해 유형은 아동학대 신고·협박이나 악성민원 사례가 6720건(57.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언·욕설이 1346건(16.1%)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