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뉴스1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소식에 시민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불안을 호소했다. 서울시 공무원 최모(26)씨도 1일 심야와 2일 새벽 부재중 전화 10통과 100개가 넘는 메시지를 받았다. ‘괜찮은 거 맞지?’ ‘거기 없었지?’ 같은 내용이었다. 최씨는 “내가 그 자리에 있었으면 희생됐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턱 막혔다”고 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주영(28)씨도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니 피해자들은 인도에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다가 날벼락을 맞더라”며 “나도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2일 찾은 사고 현장은 폐허 같았다. 가해 차량이 가드레일을 쓸어버린 현장 한쪽엔 찌그러진 오토바이가 번호판도 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임시 울타리 앞에는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려고 놓고 간 국화꽃이 빗물에 젖어 있었다. 한 시민은 “고인들의 꿈이 저세상에서라도 이뤄지길 바랍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메모를 붙였다. 지나가던 시민 대부분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한 시민은 “어젯밤 사고 소식을 듣고 놀라 한숨도 잠을 못 잤다”며 “사람이 지나는 인도(人道)에서 사람이 죽었으니, 이제 어느 곳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