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방한 중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베트남-한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서울대학교

“베트남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평화적인 통일을 응원합니다. 메콩 지역과의 협력을 위해 베트남이 적극적인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초청으로 방한한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특별 강연을 가졌다. 그는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지적인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와 세계적인 추세의 저출산·고령화는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극복이 어렵다”며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찐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총리와 같은 훌륭한 인재를 배출한 서울대는 지난 70여년 간 한국 경제발전에 거대한 역할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국에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듯 베트남의 국부인 호치민 주석께서는 ‘10년을 위해서는 나무를 심어야 하고 100년을 위해서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며 “양국이 교육을 대하는 기본 자세가 유사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적 유사성을 강조했다. 찐 총리는 “베트남 청년들은 케이팝과 김치를 좋아하고, 한국 청년들은 베트남 식당에서 일상적으로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더라”며 “약 70개의 지방이 맺은 자매결연과 수많은 다문화가정이 양국의 협력관계에 기여했다”고 했다.

찐 총리는 이날 과학기술 협력과 교역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베트남에서 온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이 던진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불균형적이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기본적인 원칙은 서로 조화롭고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면서도 “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이라 베트남이 무역 적자를 보는 게 당연하다. 베트남은 수입품을 재가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균형적인 무역 관계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식 방한 중인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3일 유홍림 총장, 김대일 사회과학대학장을 비롯한 서울대 측 인사와 접견하고 있다./서울대학교

유홍림 총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10년 동안 600여명의 베트남 학생이 서울대에서 공부했고 현재 46명의 학생들이 서울대 재학 중”이라며 “이러한 교육 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고, 연구 협력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출산율 급감으로 인구 위기에 봉착했고, 베트남에는 과학 분야 등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젊은 인재가 많다. 양국이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완성하는 데 있어 협력하는 파트너 관계가 돼야 한다”고 했다.

팜민찐 총리는 지난 2021년 4월 취임했다. 공안부 차관, 꽝닌성(Quang Ninh) 당서기장, 당중앙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그는 베트남 공산당의 주요 인물이다.

이번 강연은 찐 총리의 공식 방한 일정의 일환이다. 2022년 12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베트남 최고위급 인사의 첫 공식 방문이다. 찐 총리는 한덕수 총리 초청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한국에 머문다.

찐 총리는 이날 서울대를 방문해 유홍림 총장과의 면담 후 ‘베트남 - 한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양국 국민의 행복, 지역과 세계의 평화, 협력과 발전의 결실’을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강연했다. 또 강연 후 서울대 내 베트남 관련 인사 및 베트남 유학생들과의 만남도 가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