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우 서울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와 관련 경찰이 “가해 차량 동승자가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정용우 교통과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2일 가해 차량 운전자의 동승자를 참고인 조사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동승자는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과정에 가해 차량 운전자 부부의 딸도 동행했다고 했다.

또 경찰이 인근 감시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차씨 차량의 보조브레이크 등(燈)이 켜지지 않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브레이크가 작동하면 주(主) 브레이크 등과 보조브레이크 등이 모두 켜진다. 다만 사고 시각(오후 9시 26분)이 야간이라 후미등이 상시 점등, 주 브레이크등의 작동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아 경찰은 차량 뒷유리 위쪽 보조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를 파악했다고 한다. 결국 차씨가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페달과 착각해 강하게 밟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DR(사고 기록 장치) 분석 결과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지난 2일 오전 국과수에 EDR 자료 포함해 블랙박스, CCTV 영상을 의뢰했다. 통상 결과 도출까지 1달에서 2달 정도 소요되지만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사고 지점에서 스키드 마크(Skid Mark·타이어 밀림 자국)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경찰은 브리핑 한 시간 뒤 이를 번복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정용우 과장은 “가해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방지턱이 있는 구간부터 가속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마지막 사고지점과 정차지점에서 스키드 마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리핑이 종료된 이후 경찰은 “스키드 마크가 아니라 유류물 흔적이 발견된 것”이라며 정정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스키드 마크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 흔적은 부동액이나 엔진오일 냉각수가 흐르면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 조사와 관련해서 경찰은 “가해 차량 운전자에 대해선 아직 서면·대면 어떤 조사도 진행하지 못했다”며 “오늘 아침에도 담당 의사에게 피의자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등 가시적인 거리 내에서 피의자를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가해 차량과 추돌한 BMW, 소나타 차량의 운전자 참고인 조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상자 1명이 추가되면서 현재까지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추가된 피해자는 사고 직후 경상을 입고 다른 피해자 병원 후송 시 동행해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