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여성이 목발 없이 의족을 차고 처음으로 걷는 순간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전혜선씨 인스타그램

희귀암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두 아이의 엄마가 목발 없이 의족을 차고 처음으로 걷는 순간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감동을 주고 있다.

희귀암 중 하나인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 투병으로 2년 전 왼쪽 골반 아래를 절단한 전혜선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목발 없이 처음 걸었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차고 방에서 거실로 걸어 나오는 전씨의 모습이 담겼다. 전씨는 두 팔로 균형을 잡으며 힘겹게 걸음을 뗐다.

전씨의 뒤에는 혹시나 엄마가 넘어질까 걱정하는 아들이 바짝 뒤따라오고 있었다. 전씨가 잠시 휘청하자 영상을 촬영하는 딸도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해 엄마”라고 말했다.

전씨는 “(목발) 한쪽이라도 짚을까?”라고 말하면서도 내내 밝은 표정으로 무사히 거실까지 걸어 나왔다.

전씨는 2019년 암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암이 왼쪽 허벅지 전체로 전이됐고, 큰 수술을 받으며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지금은 자신의 ‘2회차 인생’을 담은 영상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전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이 영상을 올리며 “오늘 의족을 맞춘 의족 업체 사장님이 집에 방문해 주신 날이다. 목발 없이 걸어보라고 하셔서 아직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뒤에서 잡아주신다길래 무서운 마음을 안고 걸어봤다. 어떻게 걸었는지도 모르겠더라”고 했다.

이어 “사장님이 가신 뒤 아이들이 있을 때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해 의족을 착용했다. 목발 없이 걸어볼까 싶어 한 걸음 걸어봤는데 ‘될 것 같은데’ 싶더라”며 “또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그렇게 거실까지 걸었다.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전씨는 “내가 과연 목발을 놓고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자신감이 다시 올랐다”며 “잠시 정체기가 있지만, 그런 시기가 있으면 다시 일어나는 시기도 오나 보다. 혹시 또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점점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의 사연과 영상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서는 응원의 메시지가 잇달았다.

네티즌들은 전씨에게 “천천히 조금씩 한발두발 나아가다보면 어느덧 한손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웃으며 여유롭게 공원 산책하는 날이 금방올 거다. 응원한다” “앞으로의 인생은 내딛는 걸음마다 꽃길이 되길 바란다” “아가가 뒤에서 엄마 넘어질까봐 잡을 준비하는 모습에 울컥했다. 힘내셔라” “자녀들의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응원하겠다”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