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가 10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 4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매년 거행되는 아버지의 추모식이 자유 민주주의 정신을 돌아보며 우리 모두 단합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10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 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1920~2020)장군 4주기 추모식에서 큰딸 백남희(76) 여사가 이같이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추모객 300여명이 백 장군을 기리기 위해 모였다.

육군본부와 백선엽장군기념재단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백 여사와 백선엽장군기념재단 이사장인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크리스토퍼 라네브 미8군 사령관, 김재욱 칠곡군수,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다부동 전적기념관 앞마당에는 군복을 입은 백 장군의 영정 사진과 함께 백 장군이 생전에 남긴 “내가 살아오면서 한시라도 잊을 수 없는 것은 6·25 전쟁 기간 중 수많은 전우들의 고귀한 희생과 그 유족들의 아픔이다” “6·25 전쟁의 진정한 영웅은 나와 함께 싸운 바로 그 전우들이다”라는 글귀가 현수막에 적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신원식 국방부장관 등이 보낸 추모 화환 10여개도 눈에 띄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고(故) 백선엽 장군 4주기 추모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백선엽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연합뉴스

김관진 이사장은 “(백선엽)장군의 삶은 조국에 대한 헌신과 봉사로 일관됐다”며 “전쟁을 잊으면 위기가 온다는 말이 있듯, 백 장군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올바로 알려줄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백 장군은 역대 주한미군 사령관들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 군인이자 한미동맹과 국군 재건의 초석을 다졌다”며 “언제든 조국을 위해 목숨을 기꺼이 바치겠다면서도, 전쟁이 결코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백 장군의 묘비명이야말로 군인 정신 그 자체”라고 했다.

백남희 여사는 “아버지는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모든 용사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기리고 싶으셨을 것”이라며 “생전에 “한조각의 땅도 거저 얻은 것이 없다. 모두가 우리 젊은이들의 피값을 내고 지켜낸 땅”이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칠곡군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백 장군이 지휘한 육군 1사단이 악전고투 끝에 승리를 거두며 낙동강 전선 방어에 성공한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이듬해 4월 칠곡 주민들은 ‘대한민국 제1사단장 육군준장 백선엽 호국구민비’를 세워 장군의 공적을 기렸다.

백 장군은 32세이던 1952년 최연소로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고, 이듬해 1월 우리 군 최초 4성 장군이 됐다. 1959년 합참의장을 지냈고, 이듬해 예편했다. 지난 2020년 7월 10일 향년 100세로 타계해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