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택 OB축구회장. /뉴스1

축구계 원로인 이회택(78) OB축구회장은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55)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은 축구인들이 서로 싸우거나 헐뜯지 말고 축구계 안정을 위해 힘을 합할 때”라고 했다.

이회택 회장은 17일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지만, 홍명보 감독은 축구인들로 꾸려진 전력강화위원회가 뽑은 지도자”라며 “박지성, 박주호 등이 여기저기에서 너무 비판하는 소리만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박지성, 박주호 발언을 영상 등을 통해 직접 봤고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부분들은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고쳐지도록 협회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있다”며 “그래도 후배들이 마치 나쁜 놈처럼 표현할 정도로 그릇된 사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협회 직원들, 축구인 모두 반성하고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면서도 “혼란한 시기에 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 축구계라도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일단 감독이 선임됐고 홍 감독도 결국 축구인들이 뽑았다”며 “이미 선임된 만큼 축구인들은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협회, 홍 감독을 비판하는 후배들도 언젠가는 협회장, 대표팀 감독, 프로팀 감독이 될 재목들”이라며 “서로 최소한 예의를 지키면서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한 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 7일 프로축구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원했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에 시달렸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이천수 등 홍명보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축구계 인사들도 공개비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