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모습. /뉴스1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잡음이 일고 있는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직접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17일 뉴스1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문체부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등에 대해 조사한다고 해서 당황스럽다”며 “아직 문체부 쪽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된 것은 없다. 앞으로 조사가 들어오면 협조하고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계속 정치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FIFA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엔 (협회 자격 정지로 국제대회 출전권을 뺏겨) 월드컵 본선에 못 나갈 수 있다”고 했다.

FIFA의 정관에는 회원 협회는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문체부 조사가 자칫 이 규정을 어기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해 국제대회 출전권을 회수해갔다.

이 관계자는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비판여론에는 “(절차상 큰 문제가 없는데)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다 밝혀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한 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 7일 프로축구 울산 HD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원했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는 이유로 비판 여론에 시달렸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이천수 등 홍명보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축구계 인사들도 공개비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