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기자회견을 패러디한 충주시 유튜브의 김선태 주무관. /유튜브

구독자 76만명을 보유한 ‘충주시’ 유튜브의 김선태 주무관이 최근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을 패러디해 화제다.

충주시 유튜브에 16일 올라온 영상에서 김 주무관은 ‘충주시 감독’을 자청하며 “정말 긴 잠을 못 자면서 생각했던 거를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라고 했다. 기자회견장처럼 영상 배경에 충주시의 여러 부서를 마치 후원 기업의 이름처럼 한가득 넣었다.

김 주무관은 “이제 저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충주밖에 없습니다”라며 “결과적으로는 제 안에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라고 했다. 이후 김 주무관 다리에 물이 흐르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난다.

이는 홍 전 울산HD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을 패러디한 것이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울산 홈에서 열린 광주FC와 K리그 경기가 끝난 후 “나는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며 “그게 제가 팬들에게 (울산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던 말을 바꾼 이유”라고 했다. 이후 13일 대한축구협회 이사회가 홍 감독 선임을 승인하면서 홍 감독은 공식적으로 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게 됐다.

지난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프레스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주무관은 이목을 모은 사회 현상이나 밈 등을 활용해 정책이나 행사, 공지사항 등을 홍보하기로 유명하다. 이른바 ‘관짝춤’을 패러디해 코로나 예방 영상을 만들거나, 슬릭백(공중부양 춤) 챌린지하며 상수도 공사 안내를 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공식 유튜브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조회수가 최대 1000만회를 넘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홍 감독 패러디 영상 역시 올라온 지 15시간만에 조회수가 67만회를 기록하고, 댓글도 1500개 이상 달릴 정도로 화제였다. 네티즌들은 “나의 최근 이슈 판독기” “대단한 기획력” “재밌고 현학적이고 트렌디하고 선도 잘 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상 말미에 기저귀 등 치매 환자 물품 지원에 관한 홍보가 붙었으나, 치매 환자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일부 지적으로 이 내용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영상에는 “치매 환자를 너무 희화화하는 게 아닌지” “원래 마지막에 기저귀 지원 홍보 있었는데 없어졌다” “뒷부분 자르길 잘했다” 등의 댓글도 일부 달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