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일대 역사문화공원 예상도. /서울시

서울 종로구 경희궁 일대가 서울광장 10배 규모의 도심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경희궁과 서울시교육청, 돈의문박물관마을 등 13만6000㎡를 2035년까지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초점은 과거 모습 복원과 시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도심 녹지 확보다.

경희궁에는 과거 왕이 거닐던 어도(御道)를 복원한다. 어도는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에서 본관인 숭정전까지 이어진 길이다.

현재는 서울역사박물관 건물이 어도 자리에 있어 끊겼는데, 역사박물관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역사박물관은 2002년 경희궁 안에 개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체 터 확보 등 문제로 이전이 어려우면 역사박물관 건물 외벽에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해 어도가 연결된 것처럼 보이게 연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도 원래 자리에 복원한다. 흥화문은 원래 종로구 구세군회관 인근에 있었는데 1988년 현재 위치인 서울역사박물관 버스 정류장 앞에 복원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잘못된 위치에 복원했다”며 “이번에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6년 용산구 후암동으로 이전하는 서울시교육청 자리에는 도서관,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을 짓는다. 이 자리에 있던 경희궁의 숭의문도 복원한다. 국립기상박물관 자리에는 환경 교육을 할 수 있는 숲을 꾸미기로 했다.

그래픽=김하경

이번 계획에는 경희궁 인근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철거해 녹지로 만드는 방안도 담겼다. 서울 사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돈의문과 한양 도성도 원래 위치에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경희궁 일대 오르막을 완만하게 만들어 걷기 좋게 하고, 궁궐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을 넓게 펼쳐 주변에서도 공원 풍경을 즐길 수 있게 설계할 계획이다. 구체적 설계안은 올해 말 공개하기로 했다.

경희궁은 도심에 있지만 방문객이 하루 평균 1500여 명에 불과하다. 경복궁(5만7430명), 덕수궁(2만8150명)보다 훨씬 적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경희궁 일대가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