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돈의문 모습. /조선일보 DB

서울시가 17일 발표한 ‘경희궁지 일대 종합 공간 구상’에는 서울 사대문 중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서대문(돈의문)을 복원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돈의문은 조선 세종 4년인 1422년 지금의 종로구 정동사거리에 지었다. 1915년 일제가 전차 궤도를 복선화하면서 철거했다. 사대문 가운데 숭례문(남), 흥인지문(동), 숙정문(북)은 보존·복원됐지만 돈의문만 복원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09년에도 돈의문 복원을 추진했으나 복원 위치가 도심 사거리다 보니 교통 체증 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번 구상에는 그 해결책으로 종로구 새문안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돈의문을 복원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복원 위치인 정동사거리는 주변보다 약간 높은 언덕인데 그 아래로 지하차로를 먼저 뚫어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왕복 8차선인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강북삼성병원 400m 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동사거리 인근 빌딩을 오가는 차량이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할 것”이라며 “돈의문이 복원되면 주변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돈의문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고 경희궁과 연결할 계획이다. 돈의문과 이어진 한양도성도 함께 복원한다.

서울시는 돈의문 복원 사업은 2035년까지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돈의문 복원 기본 구상을 마련했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세부 계획을 추가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터밖에 남아 있지 않은 돈의문을 얼마나 제대로 복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1939년 발행된 서울 지도인 ‘대경성정도(大京城精圖)’ 등을 참고해 최대한 철저한 고증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진 속 돈의문의 돌 개수까지 세는 등 세세한 고증을 거치고 있다”며 “역사학자, 도시·교통 전문가 등의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