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유일하게 조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급식소가 16일 서울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이랜드복지재단

치솟는 물가 탓에 ‘오픈런’을 할 정도로 무료급식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정작 무료급식소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고물가 영향과 일손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울역 인근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지난 16일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12번 출구 인근에 무료급식소 ‘아침애(愛)만나’를 오픈했다. 약 390㎡(118평) 규모의 이곳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조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노숙인들이 많은 전국 주요 도시에 약 60곳의 무료급식소가 있지만,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드물다. 조식 제공의 필요성은 체감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워서다.

노숙인, 쪽방 거주자, 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 모두를 위해 무료 급식 자원봉사자들은 새벽 5시부터 조리를 시작한다. 무료 급식은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운영되며 밥, 국, 3가지 반찬 등 영양을 고려한 식사가 제공된다. 조식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제공되며, 일요일에는 중식만 지원된다. 평일 중 석식은 직접 조리한 도시락을 거동이 불편한 쪽방촌 주민을 비롯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직접 찾아가 전하는 배달 서비스로 진행된다.

특히, 노숙인들은 오랜 거리 생활로 인해 열악한 치아 상태와 성인 질환, 소화 장애 등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대상자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고, 건강 회복을 위한 조식, 중식, 석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무료급식소 ‘아침애(愛)만나’는 노숙인, 쪽방 거주자, 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 모두를 위해 운영된다.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복지재단에 따르면 ‘아침애(愛)만나’의 모든 운영 및 조리 등은 100% 봉사, 100% 기부 형태로 진행된다. 단순한 무료 급식이 아닌 ‘마음까지 살피는 존엄한 한 끼’를 위한 곳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무료급식소 봉사자들의 활동 지침도 만들었다. ‘고객을 밝은 미소로 응대해 주세요’, ‘고객이 자리에 앉으시면 식판을 식탁에 놓아주세요’, ‘식사를 마친 후 식판을 치울 경우 “치워드려도 될까요?”라고 먼저 묻고 치워주세요’ 등 총 8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곳을 찾은 거동이 불편한 한 남성은 “다리가 불편해서 직접 떠다 먹기 힘든데, 서비스를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며 감사를 표했다. 또 다른 이는 “평소 일찍 눈이 떠져서 오랜 시간 배고팠는데,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아침애(愛)만나’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미용, 세탁, 목욕, 의료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위생과 건강을 종합적으로 돌보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특히 3층은 이·미용 및 샤워 시설을 준비해 취약계층의 청결 및 위생을 위한 무료 공간으로 사용된다. 이·미용 역량을 갖춘 봉사자들의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은 노숙인, 쪽방 거주자, 가정 밖 청소년 등 모든 취약계층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아침애(愛)만나’를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