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시드니의 한 슈퍼마켓 셀프 계산대에서 한 남성이 블루 스크린을 찍고 있다. 호주 전역의 IT 시스템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국영 방송사와 호주 최대의 국제공항, 주요 통신사가 문제를 보고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미국과 유럽, 호주, 인도, 일본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고 방송과 통신, 금융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다.

19일(현지시각)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미국에서 유나이티드 항공, 델타항공, 아메리카 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의 항공편 이륙이 중단되고 체크인 서비스가 지연됐다. 유럽에서도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공항 등에서 체크인이 지연 되거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호주 역시 항공편이 결항되고 주요 방송사와 이동통신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시드니 공항 대변인은 “항공기의 도착과 출발은 이뤄지고 있지만 저녁까지 일부 연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인도 델리 공항에서도 일부 서비스가 영향을 받았다고 BBC가 보도했다.

영국 방송사인 스카이뉴스는 이날 오전 생방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 TF1 방송의 아침쇼 담당자는 X(옛 트위터)에 “거대한 방송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고 했고, 뉴스 편집 담당자도 현지 언론에 “화면에 영상이나 배너·광고를 표시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도 MS가 제공하는 윈도 PC가 자동으로 재부팅되는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한 뒤 ‘디바이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문구가 뜨면서 PC가 재부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TBS는 “이번 문제는 세계적 규모의 장애로 보여진다”며 “일본 MS 측은 그 규모나 원인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일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먹통이 됐다. 다행히 아직 결항이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발권과 수속 대기 시간 등이 길어지면서 일부 항공기가 지연되고 이에 따라 결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글로벌 IT 대란의 원인으로는 미국 사이버 보안 업체 ‘크라우드 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이 지목되고 있다. 크라우드 스트라이크는 MS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서버나 PC에 클라우드(애저·Azure) 방식으로 보안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측은 보안 프로그램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S 윈도와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이 충돌하면서 IT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해킹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영향을 받은 고객사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히 협업 중”이라며 “보안 사고나 사이버 공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