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가 최근 4년 새 3.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10건 중 5건은 ‘과(過)충전’ 상황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충전이 끝나면 바로 코드를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21일 소방청 국가 화재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2019~2023년 리튬 이온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612건으로 집계됐다. 이 화재로 4명이 숨지고 72명이 다쳤다.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는 2019년 51건, 지난해 179건으로 4년 새 3.5배가 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와 전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전동 킥보드 화재가 467건(7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기 자전거(84건·14%), 휴대폰(29건·5%) 등의 순으로 많았다.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의 51%(312건)는 배터리를 과도하게 충전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기가 과다 공급될 경우 내부 압력과 온도가 높아져 화재·폭발 위험이 커진다”며 “배터리 충전이 끝나면 바로 충전 코드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화재 발생 장소는 아파트가 299건(4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거리·공터 117건(19%), 빌딩·수리점 116건(19%), 단독주택 65건(11%) 등 순이었다.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를 많이 세워두는 주거지에서 불이 많이 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는 충전 도중 넘어지지 않도록 평평하고 건조한 곳에서 충전하는 게 좋다. 소방청 관계자는 “배터리는 공식 인증 제품을 써야 하고, 사용 도중 냄새나 소리가 나거나 제품 색깔이 변하는 등 이상이 나타나면 바로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여름철 뜨거운 차량 안에 배터리를 보관하면 안 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12일 전동 킥보드·전기 자전거 업체에 공문을 보내 “잇따른 배터리 화재로 시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장시간 직사광선에 노출하지 말고 견인할 때도 외부 충격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