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폭행을 시도하자, 주변에서 남성을 붙잡아 말리는 모습. /JTBC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노래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크게 틀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국인 종업원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3일 외국인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달 5일 오후 8시 20분쯤 부산 해운대구 한 음식점에 손님으로 방문해 외국인 종업원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폭행을 말리는 다른 종업원 2명의 멱살을 잡고 흔들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일행도 폭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 중이다.

A씨가 외국인 종업원을 폭행한 건 단지 가게 내 노랫소리를 자신이 원하는 만큼 크게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외국인 종업원은 JTBC ‘사건반장’에 “방글라데시에서 공부를 위해 유학을 와 일을 하던 중에 손님 무리로부터 ‘노랫소리를 키워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높였는데 다른 손님들이 ‘줄여달라’고 요청해 다시 줄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후 A씨 일행이 시비를 걸어왔다고 전했다.

외국인 종업원이 언론에 제보한 폭행 당한 뒤의 얼굴 상태. /JTBC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씨는 종업원을 세게 밀쳤다. 이에 종업원이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A씨는 지속해서 폭행하려는 듯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다. 음식점 인근의 물건 등을 던지고 발로 차기도 했다. 주변에서 양팔을 잡고 말렸지만, 주먹을 허공에 휘두르는 등의 행위를 이어갔다.

외국인 종업원은 “(A씨 일행이) 우리를 외국인이라고 비하하며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했다”고 했다.

종업원은 폭행으로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고 힌다. 종업원은 “바닥에 쓰러지면서 팔과 다리를 다치고, 폭행으로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다쳤다”며 “이가 부러졌으며, 손과 다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종업원은 폭행으로 인한 생활고를 토로했다. 그는 “현재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돈이 부족해 일을 하고 싶어도 다쳐서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여러분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한다. 이 사건에 대해 공정한 판단을 받고 싶다. 제발 정의 실현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