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엔 지팡이를 들고 한쪽은 부축을 받은 채 자기 차로 향하는 노인. /보배드림

부축을 받고도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노인이 차를 모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운전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단대전통시장 앞 도로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이다.

영상에는 한 손에 지팡이를 든 채 다른 한 쪽은 부축을 받고 있는 노인 A씨가 나타난다. A씨는 지팡이를 들었지만 잘 걷지 못했다. 그렇게 걸어간 곳은 세워진 차의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이었다. A씨는 차에 타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운전석에 탄 A씨는 그대로 출발해 사라졌다. A씨가 자신의 차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2분의 시간이 걸렸다.

한 손엔 지팡이를 들고 한쪽은 부축을 받은 채 자기 차로 향하는 노인. /보배드림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우려를 표했다. 네티즌들은 “심각하다. 저런 상태로 운전을 할 수 있나. 고개 돌릴 힘도 없어 보인다” “저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 직접 운전하는 게 맞냐” “노인 운전자라고 무조건 비판하는 게 아니라 보행조차 힘들어 보이는데 운전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고령화에 직면한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격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인도 돌진 사고로 9명을 숨지게 한 운전자의 나이가 68세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운전자는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 사고였다고 주장했지만, 일각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운전면허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해 2020년 3만1072건에서 작년 3만9614건으로 3년 새 27.5%(8542건) 증가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내년에 65세 이상 운전자가 498만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현재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하고,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도 교통안전교육 권장 대상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경찰청에 따르면,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률은 2%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