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과 이우석(오른쪽)이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결승 시상식에 참석하며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딴 이우석(27·코오롱인더)의 긍정 화법이 온라인상 화제다.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과 이우석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순서에 따라 동메달을 딴 이우석이 가장 먼저 호명됐다. 양팔을 올려 인사하며 시상대 위로 올라선 이우석은 왼쪽 가슴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춘 뒤 양손 엄지를 들어 보였다.

곧 결승전 슛오프 끝에 단 4.9㎜ 차이로 승패가 갈린 미국의 브래디 앨리슨과 김우진이 차례로 호명돼 단상에 올랐다. 시상대에 선 이들은 서로 축하를 나눴다. 이우석은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김우진과 함께 큰소리로 제창했다.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이우석이 유니폼에 새겨진 태극기에 입을 맞추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온라인상에서는 이우석이 대회 기간 동안 보여준 해맑은 모습에 주목했다.

앞서 김우진과 이우석은 같은날 4강전에서 맞붙어 메달 색깔이 갈렸다. 결승전을 앞두고 김우진에 패한 이우석은 웃는 얼굴로 김우진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다.

곧이어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우석은 플로리안 운루(독일)을 꺾고 3위를 확정지었다. 그 순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이우석은 해맑은 얼굴로 펄쩍펄쩍 뛰며 코치에게 다가가 그를 얼싸 안았다.

이번 대회 개인전은 이우석으로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는 군입대 후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에게 패해 은메달을 따면서 조기전역에 실패한 기억이 있다.

올림픽에서도 김우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이우석은 모든 경기를 끝낸 뒤 “행복하다”고 했다. 김우진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끌어내면서 경기했기에 후련하다”면서 “후회는 전혀 없고 오히려 즐거웠다. 긴장 속에서 위대한 선수와 맞붙어 슛오프까지 가서 진 거라 괜찮다”고 했다.

이우석이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를 하며 환호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시상식 이후 김우진과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이우석은 시종일관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

특히 본격적인 인터뷰 직전 이우석은 김우진에게 자신의 동메달을 보여주며 “나도 햇빛 비추면 금색깔로 빛난다”고 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김우진이 “색이 뭐가 중요하나. 메달을 딴게 중요하지”라고 말하자 이우석은 “그렇네요”라며 웃어 보였다.

또 결승전에 대해서는 “경기를 보지도 못하고 기도만 하고 있었다”며 김우진에게 “내 기도 덕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우석은 “김우진에게 너무 고맙다. 함께 시상대에 서서 애국가를 듣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면서 “그동안 함께 고생한 시간이 있기에 감정이입이 됐다. 훈련을 버텼던 그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고 했다.

이우석의 긍정적인 모습에 네티즌들은 최근 유행하는 밈 ‘럭키비키’를 응용한 ‘럭키우석’이라는 별명을 만들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럭키우석이잖아” “행복양궁 그 자체다” “올림픽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사람 같다” “단체전 할 때 제덕 선수 옆에선 어른스러워 보였는데 형 옆에선 한없이 해맑고 귀여운 후배 같다” “LA에서 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