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장중 10% 폭락하면서 2,441.55로 마감했다. / 장련성 기자

지난 5월 미국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지난 월요일 아시아 증시 덮치며 ‘블랙 먼데이’에 주식 투자로 자산 마련을 노리던 사회초년생들의 비명이 이어졌다. 이들은 ‘테마주나 단기간에 오르는 주식 투자로 요량을 바란 것도 아닌데’ ‘적금보다 높은 정도의 수익률만 기대하며 미국 증시에 투자 했을 뿐인데’라고 하소연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234.64 포인트 내려 1988년 코스피 개장 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락률은 8.78%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1.30% 폭락하며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235조원이 증발했다.

우량주 위주로 투자한 사람들도 코스피 지수의 역대 최대 하락폭에 충격에 빠졌다. 직장생활 2년차인 사회초년생 최모(28)씨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우량주 위주로 종목 3개에 투자했다가 1200만원을 투자했는데 100만원의 손실을 봤다고 한다. 최씨는 “개미들이 차근차근 집을 지어도 쓰나미 한 번 지나가면 싹다 무너지니 황망하다”며 “일확천금을 노린게 아니라 월급 한푼 두푼 모아 휴가 때 보탬이라도 할 소소한 마음이었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재무제표 등을 공부하며 한국 증시에 투자했다가 하루만에 몇천만원이 날라가기도 한다. PER·PBR 등 수치도 평가하며 투자한다는 직장생활 2년차 권모(26)씨는 국내의 한 전자 재료 업체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호재가 발생해 고점으로 4만 6200원까지 찍었던 종목이 전날 5일 2만 9750원으로 급락하며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 권씨는 “재무제표도 공부해 가면서 고점 찍었을 때도 판매하지 않고 참았는데, 단 하루 만에 그동안 모은 돈 1000만원이 증발했다”고 했다.

S&P500ETF 등 해외 ETF 투자로 적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 사람들도 일제히 손실을 보기도 했다. 입사한지 갓 4달차인 김모(26)씨는 수습 생활을 포함한 시기의 월급 모두를 나스닥 100ETF, S&P ETF, 삼성전자에 투자했다고 한다. 김씨는 “월급을 어디다 넣을까 고민하다가, 돈을 넣었을 3주 전만 해도 유망한 주라고 해서 얼마 안되는 돈 55만원을 날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