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관리에 대해 작심발언을 한 가운데, 스포츠계 여러 자문을 맡아온 변호사가 의미심장한 게시글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는 5일 인스타그램에 ‘안세영’이라는 이름이 적힌 카카오톡 프로필을 올리고 “세계 최강자에게도 그동안 힘든 일이 많았다. 고치고 바꿀 수 있도록 힘을 보내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썼다. 손 변호사는 대한체육회 규정심사관이자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자문을 맡고 있다.

손수호 변호사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안세영 카카오톡 프로필./인스타그램

이 글은 안세영의 작심발언 이후 올라왔다.

안세영은 같은날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딴 직후 기자회견에서 무릎 부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 계속 가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후 김학균 대표팀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작년부터 예측했던 일이다. 안세영이 올림픽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었다. 무엇이든 올림픽 끝나고 하라고 설득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법정싸움을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과 게시물이 잇따라 공개되자 일각에서는 안세영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안세영과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안세영이 5일(현지시각)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김학균 대표팀 감독, 로니 아구스티누스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 안세영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자신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된다”며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5일(현지시각)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에서 안세영이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와의 결승전 도중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안고 끝까지 경기를 뛴 안세영은 결국 천위페이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로도 안세영은 제대로된 재활 기간을 거치지 못한 채 여러 국제대회를 출전해 좋은 성적을 냈다. 무릎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 올림픽 컨디션에 대한 우려도 나왔으나 안세영은 올림픽 전 인스타그램에 “짧은 시간 내에 좋아질 수 없는 부상이다. 올림픽에 초점을 두고 통증에 적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