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의 원인 조사가 본격 시작됐다. 화재 당시 전기차 주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6일 인천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지하 주차장을 합동 감식했고, 처음 불이 난 벤츠 EQE350 전기차를 인근 경찰서로 옮겼다. 조만간 사고 전기차에 대한 정밀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차량이 전소해 원인 규명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차주 A씨도 불러 조사한다. 차량 정비와 충전 이력, 화재 발생 전 행적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7시 16분쯤 차를 주차한 뒤 운행한 적이 없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감시 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차량은 전기차 충전 구역이 아닌 일반 주차 구역에 주차 중이었는데, 59시간 뒤인 1일 오전 6시 15분쯤 연기가 피어오르며 갑자기 화재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 등이 손상돼 불이 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소방본부는 화재 당시 전기차 주변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5시쯤 충남 금산군의 한 공영 주차장에서도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는 충전 중 발생했다. 소방 당국이 소방관 42명과 소방차 등 14대를 동원해 1시간 37분 만에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금산소방서 관계자는 “주변에 주차된 차량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 발목까지 차오를 정도로 물을 많이 뿌렸다”며 “불길이 약해진 틈을 타 견인차로 전기차를 주차구획 밖으로 빼낸 뒤 질식 소화포를 씌웠다”고 했다. 경찰은 차량 하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불이 난 점을 근거로 배터리를 화재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불이 난 전기차는 2022년식 기아 EV6 모델이다. 이 차량에는 국내 업체인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