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한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가 오륜 마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개인전 대회 현장을 찾아 며느리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응원한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정 부회장의 아내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이 한식을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파리 현지에서 직접 공수한 한식 도시락 배달을 도맡았다는 올림픽 후일담이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격리하에 있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위한 음식이 유별나게 중요해진다. 그런데 리디아 고의 한국 음식 사랑은 알려진 이야기”라며 올림픽 뒷이야기를 전했다. 리디아 고는 정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씨와 2022년 결혼했다.

정 회장은 “(리디아 고) 언니 분이 준비한 하루 이틀 분의 한식은 있었지만 그 후에는 현지에 와있는 시어머니에게 중엄한 조달 요청이 들어왔다”며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 선수들이 먹던 도시락 그대로 같은 식당에서 만들어서 금메달의 기운이 전해지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삼엄한 경비로 올림픽팀이 머무는 숙소 근처조차 접근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매일 도시락을 날라 올림픽 경기장의 관계자들에게 맡기면 그분들이 다시 리디아 측에 전달하는 복잡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준 식당, 도와준 분들, 취지를 이해하고 타국 음식을 귀중하게 보관 전달해준 경기장의 프랑스분들이 고맙다”며 “양궁의 금메달 기운이 도시락을 통해서 리디아에게도 전해지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리디아 고는 11일 끝난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 부회장은 직접 대회 현장에 방문해 며느리를 응원했다.

리디아 고는 금메달을 딴 뒤 “여기에서 매일 한식을 먹었다. 언니가 불고기와 오징어볶음, 삼계탕 등을 잔뜩 싸왔다. 오늘 우승은 언니 덕분”이라며 “아쉽게 남편은 오지 못했지만, 시부모님께서 응원해주셨다”고 했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가 지난 2022년 12월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정 부회장도 며느리의 금메달 획득에 페이스북을 통해 대회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시상식 사진 등을 올리며 “가족 중의 한명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를 펼쳤다. 자기 일에 이토록 진심이니 존경심을 갖고 따라다녔다. 배경 모르는 뉴질랜드 응원단은 자국 선수를 응원하는 우리 동양인을 어여삐 여겨준다”고 소감을 남겼다.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 김우진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