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내진 진돗개들. /비글구조네트워크

전남 진도군이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26마리를 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진도군은 ‘입양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여러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진돗개를 최대한 보호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13일 진도군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진도군은 지난달 말 주인이 사육을 포기한 진돗개 26마리를 관내 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냈다.

앞서 진돗개 생산·판매업체 운영자인 주인 A씨는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사육장을 닫으면서 키우던 진돗개 26마리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시켜달라고 진도군에 요청했다. 천연기념물 관리지침에 따르면 사육환경 변화 등으로 천연기념물로서 유지가 어려울 경우 동물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시킬 수 있다.

이후 A씨는 진돗개 26마리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했고, 진도군은 개들을 관내 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냈다.

진도군은 진돗개들을 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내면서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도군 관계자는 “입양을 원하는 분이 천연기념물을 해제해달라고 하면 해제하겠지만 현재 전산상으로는 여전히 천연기념물이다”라고 밝혔다.

천연기념물 지위의 진돗개들을 유기견 보호센터로 보낸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엔 “현재 유기견 보호센터 외에 진돗개들을 마땅히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천연기념물인 진돗개를 유기동물보호센터로 보내고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가 불가피하다는 진도군이 과연 상식적인가?”라며 “(동물단체가)진돗개 한 마리를 보호 목적으로 반출했다고 형사고발까지 했는데 천연기념물 26마리는 이렇게 쉽게 유기동물로 전락시켜도 되느냐”고 했다.

진도군은 지난 2022년 개농장에서 진돗개를 구조한 한 동물단체를 천연기념물을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진돗개 보호지구’인 진도 밖으로 반출한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남아 있는 진돗개들은 일단 최대한 입양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입양이 되지 않는 진돗개들은 ‘진도개테마파크’ 내 사육장에서 사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