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청받은 사장이 자신의 머리카락 길이를 인증하며 이를 거절한 사연이 전해졌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돈가스 식당을 운영한다는 업주 A씨는 1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배달 음식에서 머리카락 나왔다고 환불 요청이 왔다. 2㎝ 머리카락이라더라”며 “거부했다. 제 머리카락 길이는 3㎜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실제로 짧게 이발 된 상태의 셀카를 모자이크한 채 올린 뒤 “약 3년전에 이런 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후 3㎜ 유지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달 앱 측에) 일단 사진 보내달라. 내 머리카락보다 길면 거부하겠다. 내 사진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런 글은 커뮤니티 내에서 조회수가 2만8000회를 넘기고 댓글도 200개 이상 달릴 정도로 화제였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네티즌들은 “저는 탈색 머리인 데다 모자와 머리망으로 관리하는데 검은색 긴 머리 나왔다고 환불 요청 받아봤다” “저도 가끔 이런 일 생길까 노심초사하는데 대처 사이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식자재에서도 머리카락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의로 음식에 이물질을 넣는 방식으로 업주를 속여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
최근 부산에선 한 커플이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이물질 자작극’으로 133차례에 걸쳐 식비 300여만원을 환불받은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피해자는 127명으로 식당에서부터 디저트 가게, 카페, 야식 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음식을 얼추 다 먹은 뒤 이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전취식을 한 셈이다. 대부분 실을 이물질로 썼고, 머리카락을 이용한 사례도 가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월엔 강원 춘천시에선 한 유튜버가 모친과 공모해 햄버거 가게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한 사건도 있었다. 이 유튜버가 옆 좌석에 놓인 담요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내어 식사하던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등 자작극을 벌이는 모습은 가게 내부 방범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결국 A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작년 10월, 법원은 A씨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