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로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난 17일 경남 통영지역 가두리 양식장에서 양식 중이던 어류가 집단폐사됐다. /뉴시스

올여름 연이은 폭염 등으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해수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육지는 열대야가 풀리는 등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바다는 수온이 서서히 올라 요즘 가장 뜨겁다.

30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8~24일 일주일간 충남 서산 앞바다의 평균 수온은 29.9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남 통영 앞바다의 평균 수온도 29.2도로 30도에 육박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양준용 박사는 “이는 역대 최고치로 열대 지역 적도 바다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평년보다 해수 온도가 2도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이철원

현재 한반도 3면 앞바다에 전부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30일 제주는 30.5도, 전남 함평은 29.7도, 고흥은 29.1도까지 수온이 상승했다.

뜨거운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일대를 두 겹으로 덮어 바다도 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예년보다 태풍과 장마가 짧아 바다가 식을 겨를이 없었다. 전 지구적인 온난화에 따라 북태평양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온도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산과학원은 분석했다.

한반도 주변 바다가 끓으면서 올여름 우럭(조피볼락), 멍게, 쥐치 등 2800만마리(29일 기준)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식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이런 재난은 처음”이라고 했다. 서울에도 그 여파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 시내 일부 식당은 “멍게를 못 구해 멍게 비빔밥을 못 팔고 있다”고 했고 대형 마트들은 “냉동해 놓은 물량으로 버티고 있다. 가격을 더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수산과학원은 “앞으로 이런 역대급 고수온 현상이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