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난생 처음 한우와 삼겹살을 먹었다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경험담이 온라인상 화제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탈북민 김영철(55)씨가 지난 6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올린 영상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이 영상에서 김씨는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를 받던 당시 처음으로 한국에서 한우와 삼겹살을 먹은 때를 떠올렸다. 황해남도 해주에서 도소매 장사를 하던 김씨는 2011년 가족 9명과 북한을 탈출해 14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
김씨는 북한에서 한국 TV 프로그램을 몰래 보면서 숯불구이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그는 “북한에는 숯이 없고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으니 고기를 구워도 부뚜막 연탄불에 구웠다”며 “(한국) 방송을 보니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더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숯불구이를 처음 먹은 날을 떠올린 그는 “탈북 후 90일간 국정원 조사를 받았다. 조사가 끝날 무렵 하나원 입소를 앞두고 국정원 관계자들이 고깃집에 데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명한 한우집이라더라. 국정원 관계자들이 한우를 구워주는데 피가 ‘뻘깃뻘깃’ 하더라. (관계자들은) 소고기는 더 구우면 질겨진다며 그게 다 익은 거라고 빨리 먹으라더라”며 “결국 먹었는데 맛이 비릿하고 이상하더라. 가족들이 다 맛없어서 안먹겠다고 했더니 국정원 관계자들이 본인들도 잘 먹지 못하는 고급 한우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맛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다음날 국정원 관계자들은 김씨 일행을 데리고 돼지고기 삼겹살집에 갔다고 한다.
김씨는 “그때 삼겹살을 처음 봤다며 “그때 숯불에 구워먹었는데 삼겹살을 무진장 먹었다. 아마 국정원 관계자들도 놀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처음 삼겹살을 먹어본 김씨는 하나원을 퇴소하는 날에도 삼겹살을 ‘무진장’ 먹었다며 “이후 6개월은 돼지고기만 사다 먹었다”고 했다.
김씨는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일이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돼지고깃국 안 먹지 않나. 북한에서는 음식 양을 많게 불려야 하니까 국을 끓였다”며 “북한에는 중대 하나가 돼지고기 1㎏으로 돼지고깃국 실컷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와서 제일 쉬운 게 살찌고 배 나오는 것”이라며 “나는 북한에 산 세월이 더 길지 않나. (굶주림이) 사무쳤다. 그래서 절대 돌아가면 안된다. 감사할 줄 알고 양보할 줄 알며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