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지훈련 기간 술을 마시고 이성 후배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이 지난달 29일 오후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배 성추행 혐의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 이해인(19)의 피해자로 지목된 A선수가 “허구의 소문과 추측에 근거한 과도한 비난 및 협박이 가해지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A선수의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위온의 손원우 변호사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인 선수와 A선수의 재심 결과 발표 이후 사실과 다른 억측에 기반해 A선수에게 무분별한 비난과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며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재생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인은 지난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후배 A선수에게 성적 가해를 한 혐의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성 선수 숙소에 방문한 미성년자 A선수에게는 견책 처분이 내려졌다.

이해인은 연맹이 A선수와 연인관계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두 사람 간 신체 접촉을 ‘강제추행’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징계가 과하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피해 선수의 연령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 이해인에게 내린 연맹 징계가 적절하다고 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A선수가 성추행으로 이해인을 고발했으며 이로 인해 조사가 시작됐다” “A선수가 이해인의 징계를 원했다” “A선수 부모가 징계 결과에 압력을 가했다”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A선수 측은 “지난 6월 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의 행동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아울러 A선수는 일련의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발언한 일이 없으며 ‘이해인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꼈다’고 이야기한 적 또한 없다”고 했다. 이어 “A선수는 이해인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했다.

이어 “A선수는 이 내용을 조사 과정에서 분명히 밝혔기에 이해인의 처벌이 예상보다 중하게 나왔을 때 당황했다”며 “재심 과정에서 이해인 선수 변호인에게 탄원서 작성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해인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했다.

A선수 측은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최초 입장문을 발표하게 됐고, 해당 입장문은 오해를 살 수 있을 만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 이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이해인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했고, 성적 가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등학생일 때 사귄 남자친구였다”고 밝히자 A선수 측은 반박 입장문을 냈다. 당시 A선수 측은 “이해인의 방을 방문한 날 해당 행위가 이뤄졌고, 피해 선수는 많이 당황하고 놀란 상태에서 곧바로 방에서 나왔다”며 “이해인은 비밀연애를 하면서 사후적인 증거 수집 등 대처를 위해 당시 상황에 관해 질의했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피해자는 충격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시작했다”고 했었다.

A선수 변호인은 “현재 A선수와 가족에게 허구의 소문과 추측에 근거한 과도한 비난 및 협박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허위 사실 유포 및 확대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