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17년 5월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에서 딸 다혜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것과 관련,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다혜씨는 3일 오후 11시 30분쯤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고 했다.

다혜씨는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문 전 대통령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은안할래’라는 태그를 달았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한 발언을 차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한 검사가 ‘대통령 취임 전에 검찰 간부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이 있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 우선 이리되면 양보 없는 토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 /X(옛 트위터)

다혜씨는 압수수색 다음날인 31일에는 엑스 계정에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구절을 인용,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라며 “그 개구리가 되어 보면,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 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된다”고 했다. 이 드라마의 영어 제목은 ‘The Frog(개구리)’로,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를 뜻한다. 다혜씨는 돌에 맞아 깨진 듯한 유리 창문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앞서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다혜씨 집과 그가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전시 기획사, 제주도 별장 등 총 3곳을 압수 수색했다. 제주도 한림읍에 있는 별장은 2022년 7월 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의 ‘멘토’인 송기인 신부에게 3억8000만원을 주고 매입한 것이다. 압수 수색 영장에는 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등 피의자’로 적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뇌물 액수는 서씨가 2018년 7월~2020년 4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취업해 받은 급여와 체류비 등 2억2300여 만원으로 특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석 연휴 이후 다혜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