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대표팀 이강인이 슛을 하고 있다. /뉴시스

논란 속에 출범한 ‘홍명보호’가 첫 경기에서 약체로 평가되는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기록한 가운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저희는 홍명보 감독을 100% 따를 것”이라고 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23위)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96위)과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에는 이강인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 선수들도 대거 투입됐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강인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한국 축구팬들이 홍명보 감독에게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많이 안타깝고,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라며 “감독님이 저희와 함께하게 되었고, 오늘이 첫 경기였는데, 응원이 아닌 야유로 시작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대한민국 응원단이 축구협회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뉴스1

이날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는 경기장에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난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한국 축구의 암흑 시대” “피노키홍” “축협 느그들 참 싫다” “선수는 1류, 회장은=?” 등이었다. 양팀 국가 연주 후엔 북소리에 맞춰 “정몽규 나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경기 전 양팀 선수 및 감독 소개 때는 홍명보 감독 소개가 전광판에 나오자 야유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저희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을 따라야 하고, 충분히 감독님이 우리를 이기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 “저희는 100% 따를 거고, 앞으로 감독님과 함께, 코칭 스태프와 함께 좋은 축구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축구 팬 여러분들 당연히 많이 아쉽고 많이 화가 나겠지만, 그래도 꼭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전에 호흡을 맞췄던 외국인 감독들과 국내파인 홍명보 감독의 차이에 대해서는 “감독님들마다 장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며 “앞으로는 더 똘똘 뭉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를 0대 0 무승부로 마친 뒤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앞서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결별한 뒤 5개월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원했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후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이천수 등 홍명보 감독과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축구계 인사들도 공개비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