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8일 오후 충북 제천시 개나리공원묘원에서 이 묘원 관계자가 묘지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소방관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몇 가지 당부 사항을 남겼다.

두 딸을 둔 소방관이라고 밝힌 A씨는 12일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명절 지내러 가기 전에 확인하면 좋겠다”며 글을 남겼다.

먼저 장시간 집을 비우기 전 화재 예방을 위해 가스, 가전제품 코드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가스 불은 워낙 강조를 많이 해서 다 끄고 다닌다. 정작 빈 집에 불 나는 건 최초 발화지점이 부엌인 경우가 많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확인은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화장실 환풍기 꼭 꺼 달라. 습기 제거한다고 며칠 내내 켜두다가 불나는 거 많이 봤다”며 “모터 돌아가는 기기들 다 꺼 달라”고 했다.

또 “출발 전에 머리 만지고 드라이어 코드 뽑아 달라. 모든 전열기구도 마찬가지”라며 “냉장고를 뺀 모든 코드를 다 뽑고 가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특히 “보조배터리 끼워두고 가지 말라”며 “모든 배터리 내장 제품 동일하다”고 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성묘·벌초 등을 할 때 주로 생기는 안전 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음식 하다가 불이 난다면 대개 식용유에 불이 붙는 경우로 물을 뿌리면 부엌을 다 태운다. 팬 크기에 맞는 덮개나 뚜껑으로 덮어만 줘도 불이 잡힌다”며 “그래도 불이 너무 커지면 소화기를 써야 한다. 부엌용 소화기는 ‘K급’ 사용을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벌초하다가 벌 쏘임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 안전장비를 잘 갖추는 게 좋지만 어렵다면 현장까지 구급차가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현장 주소지를 명확하게 인지해달라”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그냥 개인 차 타고 병원으로 가라. 아낙필라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는 시간이 생명”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A씨는 ‘휴게소가 복잡해서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으니 쉬실 때 아이들 잘 볼 것’ ‘친척끼리 피 터지게 싸워서 구급차를 부르는 일이 부지기수이니 좋은 날 좋은 말만 할 것’ 등을 당부했다.

A씨는 “명절 기간 전국의 소방서는 특별 경계 기간에 돌입한다. 그래서 휴가 못 쓰고 센터를 지키고 있다”며 “일선 직원분들께 응원 한 마디씩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올라온 이 글은 오후 2시쯤 8만회 넘게 조회됐으며 여러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환풍기 켜두고 다니는데 단속 잘해야겠다” “연휴가 꽤 길어서 집 오래 비우는데 준비 잘하고 가야겠다” “방심하기 쉬운 것들인데 덕분에 안전한 명절 보낼 수 있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추석 명절 전후 특별경계근무 기간 중 발생한 화재는 총 1273건으로, 8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

이번 추석은 연휴가 5일간 지속되는 만큼 전국 240개 소방관서에서 지역특성별 맞춤형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긴급대응태세를 갖출 예정이다. 특별경계근무는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오후 6시 시작해 19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