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에 사는 사자 바람이(왼쪽)와 그의 딸 구름이. /연합뉴스

동물원 경영난으로 밥을 먹지 못해 야위어 ‘갈비 사자’라고 불렸던 수사자 ‘바람이(20)’의 딸에게 ‘구름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청주시는 14일 “’갈비사자’로 불리다 구조돼 청주동물원에서 생활하는 수사자 바람이의 딸인 암사자의 새 이름을 ‘구름이(7)’로 정했다”고 밝혔다.

구름이는 지난해 7월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에서 구조한 바람이의 딸 사자다. 구름이는 부경동물원 폐쇄로 강원 강릉의 동물농장에서 임시 보호되다가 지난 8월 아빠 바람이가 있는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이송 당시 구름이의 이름은 ‘D’였다. D에겐 주경이라는 본명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딸(도터·Daughter)을 뜻하는 D로 불렀다.

청주시는 D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는 시민 공모를 진행했따. 이름 후보작 공모와 청주동물원 현장 투표, 온라인 투표를 거쳐 암사자의 이름을 결정했다. 새 이름에는 ‘아빠 바람이와 딸 구름이가 행복하고 평온하길 바라는 마음’, ‘둥실둥실 바람이처럼 자유롭길 바람’ 등의 뜻이 담겼다.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났고 2016년부터 김해의 부경동물원에서 지내왔다. 부경동물원에서 제대로 관리받지 못해 몸이 바짝 말랐는데, 이를 본 관람객들이 ‘갈비 사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사자를 구조해 달라는 민원이 김해시청에 빗발쳤고, 바람이는 청주동물원으로 이송됐다.

구름이는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의 좁은 우리에서 지내오다 지난 5월 동물원 폐업에 따라 강릉 쌍둥이동물원에서 임시 생활해왔다. 구름이는 오는 11월 근친교배와 자궁질환 예방을 위한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적응 훈련을 거쳐 내년 3월 바람이와 합사될 예정이다.

이범석 시장은 “청주동물원이 동물 구조와 치료 등에 힘쓰는 국내 첫 거점동물원의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하고, 사람과 동물이 상생하는 동물복지 선도도시 청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