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의성, 지예은. /SNL코리아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연예 기획사 하이브 내 따돌림 및 직장내괴롭힘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를 패러디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피해자를 희화화한 조롱” “인종차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시즌6′에서는 뉴진스 하니의 국감 출석 장면을 패러디한 코너가 꾸며졌다. 이 코너에서는 배우 지예은이 하니를, 배우 김의성이 국감장에서 하니와 셀카를 찍어 논란을 빚었던 한화오션 사장을 맡아 연기했다.

이 방송에서 지예은은 화제가 됐던 하니의 ‘푸른산호초’ 무대 의상 및 가발을 착용하고 나왔다. 그는 외국인인 하니의 어눌한 발음을 흉내내며 “제가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서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해 달라’는 요구에는 “옆팀 직원을 만나 인사했는데, (그 직원의) 상사가 ‘야 그냥 무시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가(저는) 너무 슬펐다”고 했다.

이후 지예은은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그는 자신의 앞자리에 앉아있던 김의성이 함께 셀카를 찍자며 휴대전화를 들어올리자 카메라를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국회의원들을 연기한 출연진들이 “셀카 찍지 마세요”라며 만류했으나 지예은은 연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후 한 출연진은 “셀카를 나중에 보내달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상이 공개된 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잇달았다. 이들은 “풍자가 바탕이 되는 코미디를 하는 SNL에서 하니를 패러디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국정감사에 나온 사람을 희화화했다” “과도한 조롱”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외국인의 어눌한 발음을 따라하며 희화화하는 것이 인종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타국에 머무르면서 외국어를 구사하는 이의 발음을 어설프다며 코미디 소재로 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영미권 국가에서 아시아인 등 비영어권 출신 외국인‧이민자의 발음을 지적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종차별로 인식된다.

비판이 이어지면서 지예은의 인스타그램에도 비판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하니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면서 ‘SNL코리아 하니에게 사과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냥 화제가 된 인물을 패러디한 것” “그렇게 과도하게 지적할 필요 없다” “과민반응” 등 SNL 패러디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하니는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하이브 내 따돌림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헤어와 메이크업이 끝나서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른 소속 팀원분들 세분 정도와 여성 매니저가 저를 지나가셔서 잘 인사했다”며 “5분, 10분 후에 그분들이 다시 나왔다. 그 매니저가 저와 눈을 마주치고 뒤에 따라오는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이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고, 애초에 일하는 환경에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안 갔다”며 “앞으로 이 일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다. 선배든, 후배든, 동기들이든 지금 계신 연습생들도 이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