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조선일보DB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삶을 다룬 뮤지컬을 제작한 외주 제작사에 계약 대금을 미지급한 혐의로 롯데재단이 피소,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4일 롯데재단 이사장 A씨 등 3명에 대한 대금 미지급 혐의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롯데재단은 지난 5월 B 외주업체에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신 명예회장의 삶을 모티브로 한 낭독콘서트 ‘더 리더’의 제작·기획을 맡겼다. 이후 B 업체는 낭독콘서트 관련 영상 제작에도 참여했는데, 이때 재단 측과 계약한 금액 일부를 10월 현재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당시 콘텐츠 제작 외주계약서를 보면 재단이 B업체에 총 계약금 1억 3500만원 중 ‘영상물 1차편집 후’ 1차 계약금(6750만원)을 지급하고 ‘영상물 납품 완료시’ 잔금 6750만원을 지급한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재단은 1차 계약금만 지급한 뒤 B 업체가 영상물을 납품한 5월 27일 이후에도 5개월 동안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B 업체 관계자는 “납품을 한 뒤 잔금을 받기로 했는데, 아직까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2번 가량 지급 요청을 했는데도 매번 ‘다음달에 준다’면서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롯데재단 관계자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납품한 영상물에 대해 확인 절차가 필요해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는 중”이라며 “경찰에 고소를 했다면 경찰 조사에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재단은 신 명예회장이 설립한 롯데그룹 내 공익 재단으로 산하에 복지재단·장학재단·삼동복지재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