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나성주 경사, 장진희 경사, 이재현 경장, 심재호 경위. /경찰청

남파 무장 간첩과 총격전을 벌이다 피격으로 숨진 나성주·장진희 경사와 강력범 검거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순직한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 등 경찰관 4명이 ‘2024 경찰영웅’에 선정됐다.

심 경위와 이 경장은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강력반 형사로 근무 중이던 2004년 8월 1일 강력 사건 피의자인 이학만을 검거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커피숍에 출동했다가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당시 이학만은 커피숍에서 경찰관들이 신분증을 제시하며 동행을 요구하자, 심 경위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경장이 심 경위를 부축하며 이학만을 상대했지만, 그 역시 이학만의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두 형사는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정부는 이들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두 형사의 희생은 범인 검거 등 위험직무 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위험직무 관련 순직 공무원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예우와 지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나성주 경사와 장진희 경사는 충남 부여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1995년 10월 24일 무장 간첩 소탕 작전 과정에서 순직했다.

두 경사는 충남 부여군 정각사 인근에 무장 간첩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나 경사는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태조봉 인근에 매복하던 중 무장 간첩을 발견하고 총격전을 벌이다가 머리에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장 경사는 총격전 이후 산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을 발견하고 추격하는 과정에서, 간첩이 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2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이와 함께 두 경찰관의 희생정신을 기린다는 취지로, 1997년 12월 부여 대간첩작전 전적지 현장에 경찰충혼탑을 세웠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사·순직경찰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상응하는 예우를 갖추는 일은 국민만을 바라보며 책임을 다하는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의 토대를 닦는 일”이라며 “올해 말까지 선정된 경찰영웅들의 추모조형물을 건립하고, 그 참된 경찰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