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석./뉴스1

방송인 유재석이 외국인 출연자의 유창한 한국말을 칭찬했다가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는 ‘국적만 외국인’ 특집으로 꾸며져 한국에 거주하는 레오 란타, 아마라치, 마이클 레이드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의 등장에 유재석은 “어디에서 오셨냐”고 물었고 레오 란타는 “본가는 용인 수지다. 고향은 양재 쪽인데, 아버지가 그쪽에 있다. 100일 때 핀란드에서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이어 란타는 “초등학교 다니다가 졸업할 때쯤 핀란드로 유배를 갔다. 그때 핀란드어를 몰라서 핀란드어를 한글로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생활한지는 약 25년으로, 핀란드에서 생활한 기간보다 훨씬 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게스트인 아마라치는 “태어난 곳은 서울 이태원인데 국적은 나이지리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재석은 “나이지리아에 안 가보셨냐”며 놀라워했고, 아마라치는 “태어나서 쭉 자랐다. 비행기도 안 타봤고 배도 안 타봤다. 국적만 외국인이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이들을 보면서 방송 내내 “한국어를 너무 잘하신다” “말투나 모든 것들이 한국인이다” 등의 감탄을 내뱉었다. 좋아하는 한국말이나 문화를 묻기도 했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의 '국적만 외국인' 특집./tvN

방송이 나간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유재석의 이 같은 발언과 진행방식이 자칫 해외에서는 인종차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실제로 앞서 그룹 NCT 마크가 미국 방송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마크는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캐나다에서 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곧 그는 “영어 정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크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캐나다 안팎에서 그의 영어 실력 평가는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유재석이 2년 전 같은 프로그램에서 ‘피부색’ 차별에 강한 비판을 한 점에 주목하며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당시 유재석은 혼혈 배우 배유진이 “멜라닌 색소가 많은 사람은 한국에서 일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하자 “그건 인종 차별이다. 우리가 인식을 바꿔야 되고 그런 이야기가 정말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그런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한국에서 태어나서 평생 산 사람에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외국인이라고 보는 관점은 구시대적 사고이자 인종차별” “이민자로 살다보니 겉모습이 다르다고 그나라 말 쓰는 걸 신기해 하면 소외감 느껴지더라” “사실상 한국인인 사람들 보면서 한국말 잘한다고 칭찬하고 좋아하는 한국말 묻는 건 실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