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오른쪽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지만, 국감장에서는 축구협회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2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 기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과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을 언급하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더욱 면밀히 진행하라고 문체부를 압박했다.

다만 이날 국감장에는 축구협회 측 인사는 아무도 없었다. 정 회장은 이날과 24일 국감에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는데, 이날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렸던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장을 겸하는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에게 “(현안 질의에서)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종합센터 설계 디자인 공모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받았으나 자문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 자문 용역 계약서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표기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국장은 이날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면서도 “감사를 시작할 때는 지적한 사항이 포함돼 있지 않아 10월 말로 예정된 감사 최종 결과 발표 때는 포함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감사 결과 최종 발표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 대표팀이 오만, 요르단전에 이어 이라크전까지 3연승을 거둔 이후의 홍 감독 태도를 문제 삼는 발언도 나왔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 15일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3차 예선인 이라크전에서 이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홈경기 때는 야유가 없었다’는 질문에 “그 이유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홍 감독은 (경기장에서 야유가 없어진 것에 대해) 미소를 지으며 ‘잘 모르겠다’고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다”며 “‘성적만 좋다만 아무 문제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아주 오만한 태도”라고 했다. 김 의원은 축구협회가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문체부에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감사를 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문체부는 최근 국가대표팀 성적이 정 회장의 4 연임 및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보나”라고 묻자, 이 국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