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고 여자친구의 모친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김레아. /수원지방검찰청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그의 어머니 앞에서 흉기로 살해하고, 어머니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김레아(26)가 범행 전부터 피해자를 집요하게 괴롭혔다는 증언이 나왔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익명으로 출연한 피해자의 친구 A씨는 “친구가 김레아와 만난지 한 달도 안 돼서 갑자기 ‘자기가 남자친구에게 집중을 해야 될 것 같아서 연락을 못하겠다’고 했다”며 “’기다릴테니 연락하고 싶으면 언제든 해라’라고 말해줬는데 저를 차단까지 하더라. 거기서 좀 이상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A씨는 “며칠 뒤 갑자기 저한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며 “친구가 울먹거리면서 남자친구한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했다. 김레아가 친구 휴대전화를 부쉈다고 들었다. 그러고 친구 몸을 마음대로 촬영을 하고 영상을 리벤지 포르노로 악용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이 사람과는 안전 이별이 우선인 것 같다.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친구는 ‘김레아가 엄청 똑똑하다’라고 하면서 엄청 무서워 했다”며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날 저녁에 다시 전화가 와서 ‘아까 한 말은 헛소리야’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전화 끊기 직전에 옆에서 ‘이제 끊어’라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이어 “몇 주가 지난 뒤 연락이 왔는데, 김레아가 집에 못 가게 모텔이나 호텔에 감금했다고 하더라”며 “김레아가 ‘친구들도 죽이겠다. 3000만원이면 청부살인 할 수 있다’고 협박했고, 평소 친구 앞에서 ‘너 이렇게 찔러서 죽일 거다’라고 하면서 인형의 배를 칼로 난도질해 보여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레아가 지난달 진행된 공판에서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에게 미안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반성을 전혀 안 한다고 느꼈다. 저는 진짜 이게 인간인지 너무 헷갈리더라. 당연히 인간이 아니니까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은 한다”고 했다.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무기징역도 굉장히 가볍다고 생각을 한다”며 “정말 엄벌에 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35분쯤 경기 화성시 봉담읍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어머니에게 전치 10주 이상의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를 받는다.

김레아는 지난달 최후 진술에서 “남은 인생은 피해자와 (피해자)어머님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면서도 “저 때문에 사람들에게 욕먹고 상처받고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자신의)어머님과 동생, 강아지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재판부가 김레아에게 “지금 강아지한테도 미안하다고 한 거냐”고 하자 방청석에선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김레아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3일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