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복사기나 프린터로 문서를 복사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종이가 A4 용지죠. 더 큰 문서 위에 인쇄를 해야 할 때는 A3 용지에 프린트를 할 때도 있어요. 이들은 크기가 모두 다르지만, 서로 닮은꼴 도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야 특정한 문서를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복사할 때 불필요한 여백이 생기거나 문서가 잘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사무용지들은 모두 비슷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져요.

종이의 규격은 다양하지만 사무용지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A 시리즈와 B 시리즈예요. 두 시리즈의 규격은 모두 같은 원리로 만들어집니다. 먼저 ‘전지’라고 불리는 A0와 B0의 용지 규격을 정한 다음, 긴 변을 절반으로 자른 것을 A1, B1이라고 하는 거죠. 이렇게 절반으로 자르는 과정을 반복해 이용하기 편리한 크기의 종이를 얻게 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용지는 모두 닮은 도형이라서 낭비 없이 여러 규격의 용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A4 용지는 A0 용지를 절반으로 자르는 일을 4번 반복해서 얻는 종이라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A0와 B0 용지 규격은 어떻게 정한 걸까요? A 시리즈와 B 시리즈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ISO 216 표준을 따릅니다. 1917년 독일의 물리학자 발터 포츠만 박사의 제안으로 선정된 규격인데, 가로세로 길이가 √2(2의 제곱근·1.4142···) 대 1이면 계속해서 반으로 접어도 가로세로 비율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낸 거예요. ISO 216에 따르면 A0 용지는 넓이가 1㎡이며, 긴 변 길이와 짧은 변 길이가 각각 1189mm와 841mm가 된답니다. 실제 계산해보면 A0 용지 넓이(99만9949㎟)는 1㎡에 거의 가깝지요. A0를 반으로 자르면 A1, 이를 반으로 다시 자르면 A2, 이런 식으로 A10까지 나눠져요. 이렇게 하면 문서를 25%, 50%, 100% 등으로 확대하거나 축소할 때 잘려나가는 부분 없이 잘 인쇄될 수 있어요.

B0 용지는 넓이가 1.5㎡인 종이예요. 이 역시 가로세로 비율을 2의 제곱근 대 1로 정하면 종이 크기가 1456×1030mm가 된답니다. 역시 이것을 반으로 계속 자르면 B1, B2, B3, B4, B5 용지가 되는 것이에요. 이처럼 우리가 무심코 이용하고 있는 종이에도 최고의 효율을 찾아내기 위한 수학이 숨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