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나 버스정류장에 붕어빵 노점이 들어서면 겨울이 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붕어빵은 한국인에게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이지요.

붕어빵은 일본 ‘다이야키’, 즉 ‘도미빵’에서 유래했다.

붕어빵 역사는 100년 가까이 됩니다. 붕어빵은 일본 ‘다이야키’, 즉 ‘도미빵’에서 유래했습니다. 서민들이 당시 귀한 생선이던 도미를 빵으로 흉내 내서라도 먹자고 만들었다고 해요. 도미빵이 1930년대 국내로 들어오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붕어 모양으로 바뀌었어요. 도미빵은 꼬리가 역동적으로 치솟아오른 반면, 붕어빵은 동그스름하면서 온순한 편이죠. 그래도 도미빵과 붕어빵은 안에 팥소가 들어가는 등 재료나 맛이 거의 같습니다.

붕어빵은 1950~1960년대 미국 곡물 원조로 국내에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널리 퍼졌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서민들이 점심 대용으로 먹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했죠. 1980년대 서서히 자취를 감추던 붕어빵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복고 바람과 함께 다시 등장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 잃은 이들이 붕어빵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거리에서 붕어빵 집을 찾기 쉬워졌죠. 그래서 한때 붕어빵 집을 ‘불황 지표’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붕어빵 맛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한 붕어빵 노점상은 “밀가루와 설탕, 특히 팥 가격이 크게 올라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하더군요. 붕어빵 노점이 크게 줄었고, 오죽하면 ‘붕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붕어빵과 역세권을 합한 단어로 붕어빵 파는 가게 인근에 있는 주거 지역이나 권역을 뜻해요.

2017년 한 누리꾼은 조선 후기 김정호가 편찬한 ‘대동여지도’에서 착안, 전국의 붕어빵 가게 위치를 표시해 공유하는 ‘대동붕어빵여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여기에 더해 붕어빵뿐 아니라 잉어빵, 국화빵 등 전국 풀빵집 위치를 표시한 ‘대동풀빵여지도’로 확장했어요. 참여형 지도 시스템인 구글 오픈맵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직접 노점을 표시하고 정보를 갱신할 수 있죠. 23일 현재 전국에 붕어빵, 잉어빵, 국화빵, 달걀빵, 호떡 등 풀빵 종류를 파는 가게 1086곳이 표시돼 있습니다.